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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75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억 원. 전 세계 수익 5억 900만 달러, 약 7,000억 원. 제작비의 680배입니다. 2026년 9월 2일 국내 개봉한 공포영화 「옵세션」이 만든 숫자입니다. 감독은 올해 스물여섯 살이고, 유튜브에서 영상을 만들다 이 영화로 극장에 데뷔했습니다. 이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옵세션」은 어떤 영화인가
소원을 들어주는 물건이 등장합니다. 이름은 '원 위시 윌로우'. 다만 소원이 이뤄지는 방식이 끔찍합니다. 베어라는 인물이 이 물건에 손을 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립니다.
감독은 이 설정을 「심슨 가족」에서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 7월 '트리하우스 오브 호러 II'의 원숭이 손 에피소드를 보다가 "이거다" 싶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커피숍에서 일하며 8개월간 각본을 썼습니다.
영화 정보
- 영화 제목: 옵세션 (원제 Obsession)
- 국내 개봉일: 2026년 9월 2일 (북미 5월 15일)
- 감독·각본·편집: 커리 바커
- 주연: 마이클 존스턴(베어), 인디 네버레티(니키), 쿠퍼 톰린슨(이안), 메건 롤리스(세라), 앤디 릭터
- 촬영: 테일러 클레몬스 / 음악: 록 버웰
- 러닝타임: 108분
-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미국 R)
- 제작: 블룸하우스, 캡스톤 스튜디오 외 / 국내 배급: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 제작비: 약 75만 달러
처음 공개된 자리는 2025년 9월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잇 매드니스 부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포커스 피처스가 판권을 사 갔습니다. 인수가는 1,400만~1,500만 달러로, 토론토영화제 역사상 장르영화 최고가로 보도됐습니다. 제작비의 스무 배 가까운 금액입니다.
국내에서는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커리 바커가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이 밖에도 시체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과 관객상, 시애틀영화제 최우수연기상(인디 네버레티) 등을 가져갔습니다.
제작비 10억으로 7,000억을 벌었다
숫자부터 정리하겠습니다.
- 제작비 약 75만 달러 (감독 본인 표현으로 "많아야 75만")
- 북미 오프닝 1,719만 달러 (2,615개관, 개봉 주 3위)
- 북미 누적 약 2억 6,345만 달러
- 해외 누적 약 2억 4,642만 달러
- 월드와이드 누적 약 5억 987만 달러
제작비 대비 약 680배입니다. 국내 매체들은 산정 시점에 따라 660배에서 690배로 조금씩 다르게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총액보다 더 놀라운 것은 흥행 곡선입니다. 보통 영화는 개봉 주가 정점이고 그다음부터 떨어집니다. 이 영화는 반대였습니다.
- 1주차 1,720만 달러
- 2주차 2,396만 달러 (전주 대비 +39.3%)
- 3주차 2,740만 달러 (전주 대비 +14.3%)
와이드 릴리스 영화가 3주 연속 수입이 늘어난 것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제외하면 「E.T.」(1982)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됐습니다. 44년 만의 일입니다.
기록도 여럿 세웠습니다.
- 배급사 포커스 피처스의 역대 최고 흥행작 (기존 1위 「다운튼 애비」 1억 9,460만 달러)
- 영화제에서 판권이 팔린 작품 중 역대 최고 흥행 (기존 「블레어 위치」 2억 4,860만 달러)
- 총수입 기준 역대 공포영화 5위 — 「그것」, 「식스 센스」, 「나는 전설이다」, 「월드워Z」 다음
- 2020년대 오리지널 영화(속편·프랜차이즈가 아닌) 중 최초로 월드와이드 5억 달러 돌파
다만 짚어둘 것이 있습니다. 수익률로만 따지면 이 영화가 1위는 아닙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제작비 1만 5,000달러로 1억 9,300만 달러를, 「블레어 위치」는 6만 달러로 2억 4,86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총액은 「옵세션」이 앞서지만 배수로는 이 두 편이 압도적입니다.
마케팅비도 거의 쓰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미국 매체 팬고리아는 "포커스는 이 영화를 광고하는 데 큰돈을 쓰지 않았다. 전부 '이건 봐야 한다'는 유기적인 입소문에서 나왔고, 그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고 썼습니다.
그 입소문의 진원지는 틱톡이었습니다. 니키가 붐비는 레스토랑에서 "No, no no"라고 외치는 장면이 밈이 되어 퍼졌습니다. 포브스는 이 장면을 "이 영화의 비공식 사운드"라고 표현했습니다. 관객의 75퍼센트가 18~34세였다는 조사도 이 흐름과 맞물립니다.
국내 성적도 좋습니다. 9월 2일 개봉 첫날 2만 3,956명, 이튿날에는 오히려 관객이 늘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제치고 일일 2위에 올랐습니다. 9월 5일 기준 누적 18만 5,092명입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점을 감안하면 빠른 속도입니다.
감독은 스물여섯, 유튜브에서 시작했다
커리 바커는 1999년 9월생,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 출신입니다. 현재 만 스물여섯 살이고 뉴욕필름아카데미 LA 캠퍼스를 중퇴했습니다.
영상은 열한 살 때 친구들과 시작했습니다. 앨라배마 시골에는 출연할 영화가 없어서 직접 만들었다고 합니다. 2017년부터는 친구 쿠퍼 톰린슨과 유튜브 채널 "that's a bad idea"를 운영했습니다. 구독자는 약 162만 명입니다. 두 사람은 이 채널을 "우리의 영화학교 밖 영화학교"라고 불렀습니다.
극장까지 온 경로는 이렇습니다.
- 2023년 — 단편 「The Chair」를 유튜브에 공개. 조회수 1,000만 회를 넘겼고, 이 영상을 본 프로듀서 제임스 해리스가 장편화를 제안
- 2024년 8월 — 장편 「Milk & Serial」을 유튜브에 무료 공개. 제작비 800달러로, 대부분 배우 개런티와 캠코더 구입비였습니다. 친구들이 주말마다 모여 4개월간 찍었습니다
- 2025년 초 — 바이럴 이후 대형 에이전시 UTA와 계약
- 2025년 9월 — 「옵세션」 토론토영화제 공개, 포커스 피처스가 판권 인수
「Milk & Serial」을 유튜브에 그냥 올린 이유도 밝혔습니다. "1년 동안 배급을 잡으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결국 될 대로 되라 하고 유튜브에 던져 버렸다."
"유튜버 출신 감독"이라는 수식에 대해서는 본인이 반박했습니다. "내 경로가 전통적인 길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티븐 스필버그도 어릴 때부터 단편을 만들었고, 자신도 단편을 반복해서 만들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편집에 대한 자부심도 분명합니다. "열한 살 때부터 편집을 해 왔는데, 내 나이 사람치고는 긴 시간이다." 그러면서 "내 영화를 유튜브 영상처럼 편집하지 않는 데 엄격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공포 연출 철학도 흥미롭습니다. "한 장면에서 긴장과 공포를 만드는 기술은 코미디를 만드는 기술과 아주 비슷할 수 있다"고 했고, "결국 긴장과 해소의 문제"라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 코미디를 좇지는 않았다. 정직함을 좇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각본을 지키기 위한 선택도 있었습니다. 주인공 베어를 영웅적 인물로 바꾸는 조건으로 200만 달러 리라이트 제안이 들어왔지만 거절했다고 합니다. 제작비 75만 달러짜리 영화를 만드는 사람에게 그 세 배 가까운 금액이었습니다.
가족도 참여했습니다. 소품 '원 위시 윌로우'는 그래픽 디자이너인 어머니와 함께 디자인했고, 극작가인 아버지가 극 중 '헨젤과 그레텔' 독백을 쓰고 결말에 조언했습니다.
20일 만에 찍었다 — 저예산을 만든 방법
75만 달러로 극장용 영화를 만드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가 이 작품의 또 다른 관심사입니다. 공개된 정보를 정리하면 방법이 몇 가지 보입니다.
촬영은 20일이었습니다. 2024년 10월에 본 촬영 20일, 재촬영을 포함해도 총 26일입니다. 하루에 대본 5~6페이지를 소화했습니다.
시간을 아낀 결정적인 방법은 프리프로덕션에 있었습니다. 촬영감독과 함께 로케이션을 3D로 스캔해 디지털로 재현한 뒤 콘티를 짰습니다. 현장에서 헤매는 시간을 미리 없앤 것입니다.
촬영지는 전부 LA 인근이었고, 세트가 아니라 실제로 영업 중인 가게들이었습니다.
- 음악 매장 — 샌퍼낸도의 카셀스 뮤직. 「웨인즈 월드」 촬영지이기도 하며 촬영 1년 뒤 폐업했습니다
- 크리스털 숍 — 버뱅크의 그린 맨
- 바 — 버뱅크의 로그라이크 태번
- 피자 가게 — 리틀 토니스
- 베어의 집 — 버뱅크의 일반 주택
감독은 LA에서 찍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LA에서 안 찍으면 돈을 많이 아낄 수 있다고들 하는데, 이 프로젝트에 한해서는 거기서 찍었기 때문에 돈을 많이 아꼈다."
저예산의 흔적은 감독 본인의 농담에도 남아 있습니다. "시사회장이 영화 속보다 더 디테일할 것이다. 우리는 그럴 돈이 없었으니까."
다만 이 저예산에는 그늘도 있습니다. 2026년 6월 이 작품의 미술감독 샐리 최가 비노조 제작이었던 현장에서 일당 300달러를 받으며 프로덕션 어시스턴트와 세트 드레서, 그래픽 디자이너, 보조출연까지 겸했다고 밝히며 업계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일부 스태프는 유류비만 받고 참여했다고 합니다. 5억 달러를 번 영화의 뒷면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스티븐 킹부터 혹평까지 — 평가가 갈리는 지점
평점은 전반적으로 높습니다.
- 로튼토마토 평론가 93% (리뷰 326개, 평균 8.1점 만점 10점) / 관객 팝콘미터 94%
- 메타크리틱 77점 / CinemaScore A− / IMDb 7.4점
- 국내 씨네21 전문가 평균 7.33점 / 관객 8.50점
- 네이버 평점 8.54점 / CGV 에그지수 96% / 롯데시네마 9.3점 / 메가박스 8.6점
로튼토마토 공식 총평은 이렇습니다. "역겨운 발상을 가져다 교묘하게 관객을 즐겁게 하는 방향으로 비틀어, 「옵세션」은 기죽을 만큼 불쾌하면서도 능숙하게 재미있고 스릴 있다."
눈에 띄는 반응은 스티븐 킹의 것입니다.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남겼습니다. "내 영화 노트에 「옵세션」에 B+를 줬는데, 계속 생각이 난다. 유머와 공포가 섞인 그 이상한 조합."
국내 씨네21 20자평도 대체로 우호적입니다.
- 남선우(8점) — "지렸다가, 질렸다가, 찔리고야 마는 공포"
- 김혜리(8점) — "거절을 직면할 용기 없는 자, 사랑을 꿈꾸지 말 것"
- 오진우(8점) — "요행을 바랄 때 벌어질 파국의 시나리오"
- 이용철(7점) — "結者解之: 사랑해야 사랑하는 거다"
- 김민세(7점) — "호러와 유머를 오가는 병적 사랑"
- 박평식(6점) — "발열, 두드러기, 구역질이 골고루"
국내 매체에서 공통으로 언급되는 것은 인디 네버레티의 연기입니다.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는 "'호러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며 "격렬하게 폭발할 때보다 아무 말 없이 웃고 있을 때 오히려 더 무섭다"고 썼습니다. 해외에서도 「겟 아웃」의 베티 가브리엘, 「유전」의 토니 콜렛, 「펄」의 미아 고스에 비유하는 평이 여럿 나왔습니다.
혹평도 분명히 있습니다. 로저이버트닷컴의 케이티 라이프는 별 다섯 중 둘을 주며 "감정적으로나 유혈 묘사에서나 상당히 지저분하다. 피와 나쁜 기운을 온 사방에 흩뿌린다"고 썼습니다.
더 무거운 지적은 어워즈레이더 조이 매지드슨에게서 나왔습니다. "여성 캐릭터를 향한 잔혹함이 있는데, 나는 그것이 의도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점프 스케어가 뻔하고 유머도 거의 먹히지 않는다는 지적을 덧붙였습니다.
정리하면 갈리는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의도적인가, 유머와 공포의 혼합이 몰입을 깨는가, 점프 스케어가 예측 가능한가, 결말이 설득력 있는가. 국내 관람평에서도 "결말이 와닿지 않았다",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확인됩니다.
참고로 쿠키영상은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많이 무섭나요? 잔인한가요?
A. 청소년 관람불가이고 유혈 묘사가 상당합니다. 로저이버트닷컴이 "피와 나쁜 기운을 온 사방에 흩뿌린다"고 쓸 정도입니다. 다만 유머가 섞여 있어 공포 일변도는 아니라는 평이 많습니다. 미국에서도 NC-17을 피하기 위해 특정 장면의 타격 횟수를 줄여 R등급을 받았습니다.
Q. 쿠키영상 있나요?
A. 없습니다. 국내 매체들이 공통으로 확인했습니다.
Q. 감독의 전작을 볼 수 있나요?
A. 단편 「The Chair」(2023)와 장편 「Milk & Serial」(2024) 모두 유튜브 채널 "that's a bad idea"에 무료로 공개돼 있습니다. 「Milk & Serial」은 제작비 800달러로 만든 62분짜리 작품입니다.
Q. 속편이 나오나요?
A. 공식 발표는 없습니다. 다만 감독이 인터뷰에서 "속편도 가능하지만, 더 흥미로운 건 앤솔로지"라며 매회 다른 소원이 어긋나는 시리즈 구상을 언급한 단계입니다.
Q. 감독의 다음 작품은 무엇인가요?
A. 세 편이 진행 중입니다. 「Anything But Ghosts」(후반작업 중,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애런 폴 출연), 유니버설과 블룸하우스의 오리지널 호러, 그리고 A24의 「텍사스 전기톱 학살」 리메이크입니다.
Q. 왜 이렇게 흥행했나요?
A. 광고가 아니라 틱톡 입소문이 동력이었습니다. 특정 장면이 밈이 되어 퍼졌고, 관객의 75%가 18~34세였습니다. 개봉 3주 연속 수입이 늘어난 것은 「E.T.」 이후 처음입니다.
「옵세션」, 어떤 사람에게 맞을까
평점만 보면 올해 손꼽히는 공포영화입니다. 다만 청소년 관람불가에 유혈 묘사가 상당하고, 유머와 공포가 섞인 톤 자체가 호불호를 만듭니다.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공포영화를 자주 보는 분, 블랙코미디가 섞인 장르물을 좋아하는 분, 배우의 광기 어린 연기를 보는 재미를 아는 분입니다. 국내외 호평이 대부분 이 세 가지에 걸려 있습니다.
피하는 편이 나은 경우는 유혈 묘사에 약한 분, 촘촘한 개연성과 깔끔한 마무리를 중요하게 보는 분입니다. 결말에 대한 불만이 국내외에서 공통으로 나온 지적입니다.
영화 글을 정리하다 보면 매년 이런 작품이 한 편씩 나옵니다. 예산도 인지도도 없이 시작해 극장을 흔드는 영화들입니다. 다만 「옵세션」은 그중에서도 경로가 유별납니다. 유튜브에 800달러짜리 영화를 올린 스물여섯 살이 3년 만에 5억 달러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동시에 그 그림에는 일당 300달러를 받으며 네 가지 일을 겸한 스태프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저예산 성공담을 볼 때 같이 봐야 할 부분입니다. 감독의 재능과 현장의 조건은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이미지 출처: 영화 「옵세션」 공식 포스터 및 공개 스틸 이미지
참고 자료: 씨네21 - 옵세션 (평론가 20자평) · 주간경향 - 베일 벗는 올해 최고의 공포영화 · 이데일리 - 사랑이 광기가 되는 순간 · 일요신문 - 10억 들여 6853억 벌었다 · 이투데이 - 북미 후기 살펴보니 · Phil on Film - 커리 바커 감독 인터뷰 · MPA - 촬영지와 제작 비하인드 · SlashFilm - 5억 달러 돌파 기록 · Forbes - 틱톡이 만든 흥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