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처음 「프로젝트 Y」를 보기 전에는 두 여자가 돈을 훔치는 범죄 영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야기를 따라가 보니 단순히 돈을 훔치는 것에서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예슬과 도경이 각자의 사정으로 벼랑 끝에 몰린 상태에서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이 점점 더 큰 사건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생각보다 긴장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범죄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런 장르를 자주 보는 편인데, 「프로젝트 Y」는 두 주인공의 관계와 돈을 둘러싼 상황이 계속 바뀐다는 점이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벼랑 끝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 두 사람이 움직인 이유 「프로젝트 Y」의 예슬과 도경은 처음부터 치밀한 범죄를 계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예슬은 자신의 생활을 정리하려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
감염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학습하며 진화한다는 설정, 이것 하나만으로도 「군체」는 기존 좀비 영화와는 다른 출발점에 섰습니다. 저는 처음 이 설정을 접했을 때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이라 흥미가 생겼습니다. 좀비가 단순히 사람을 쫓아오는 존재가 아니라 주변 상황을 학습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면 과연 어떻게 달라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집단 지성이라는 설정이 만든 긴장감 「군체」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감염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계속 변화한다는 설정입니다. 영화 속에서는 감염자들이 하나의 군체처럼 연결되어 한 개체가 습득한 정보가 다른 감염자들에게 공유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짐승처럼 움직이던 감염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두 발로 걷고,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솔직히 저는 「오디세이」를 보러 가면서 호메로스의 원작 신화를 영상으로 충실하게 옮긴 작품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보고 나니 예상과는 꽤 달랐습니다. 원작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야기를 쉽게 따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초반부터 빠르게 전개되는 장면 때문에 제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낯선 느낌 때문에 오히려 끝까지 집중해서 보게 됐습니다. 빠른 편집이 만드는 이상한 몰입감 영화관에 앉아 처음 느낀 건 전개 속도였습니다. 영화에서 페이싱(pacing)은 이야기와 장면이 진행되는 속도를 말하는데, 「오디세이」는 제가 생각했던 신화 영화보다 상당히 빠르게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인물이 말을 길게 이어가기보다 다음 장면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감정을 오..
솔직히 처음엔 그냥 무난한 액션 영화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레블 리지」를 다 보고 나서 제가 느낀 건 시원함보다 불편함 쪽에 더 가까웠습니다. 공권력 남용이라는 소재가 화면 속 이야기로만 안 느껴진 탓이었을 겁니다. 영화의 핵심 구조는 단순합니다. 부패한 경찰 조직에 억울하게 걸려든 한 남자가 자신이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가족을 지키려 한다는 것. 그런데 그 과정이 생각보다 꽤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부패경찰이 만들어낸 함정, 그 구조가 무서웠습니다 영화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 중인 테리에게 경찰들이 시비를 거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제가 이 장면을 보면서 느낀 건 황당함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황당함이 실은 영화 전체의 핵심 문제를 정확히 짚는 방식이었더군요.테리는 사촌의 보석금을 마련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보기 전까지만 해도 '이번엔 얼마나 새로울까' 하는 반신반의가 있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 피터 파커의 4년이 꽤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능력이 강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고립이 몸에 새겨지는 이야기라는 게 제 첫 감상이었습니다. 4년의 고독이 몸에 청구된 방식 영화는 노 웨이 홈 엔딩 이후 4년이 흐른 피터의 일상으로 시작합니다. 제가 직접 봤는데, 처음엔 그냥 '혼자 열심히 사는 피터'로 읽혔는데 장면이 쌓일수록 달랐습니다. 피터는 이웃과의 인사조차 피해가며 창고를 개조한 건물로 이사했고, 문에는 거미줄이 가득 쳐져 있습니다. 창문으로만 드나들고, 밥은 서서 먹고, 대화는 마스크 뒤에서만 합니다.감독이 직접 밝힌 내용처럼, 피터에게 일은 도피처처럼 보입니다. MJ와 네드..
공포영화를 잘 못 보는 편인데도 「살목지」는 끝까지 손을 놓지 못했습니다.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방식보다 저수지라는 공간 자체가 점점 숨통을 조여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검고 깊은 물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외진 물가도 한동안은 괜히 신경 쓰일 것 같았습니다. 공간 공포 : 산골짜기 저수지, 왜 처음부터 다른 느낌이었나 공포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무서운 장면이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그 잔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살목지」도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초반부터 분위기가 생각보다 묘했습니다.영화의 배경은 기이한 소문과 실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 저수지 살목지입니다. 로드뷰에 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