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밥을 안 먹는다는 게, 단순한 까다로움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극장에서 직접 보고 나서야 그게 얼마나 무게감 있는 장면이었는지 뒤늦게 실감했습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계유정난(癸酉靖難) — 1453년 수양대군이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일으킨 정치 쿠데타 — 이후 폐위된 단종 이홍위가 청령포에서 보낸 약 4개월의 유배 생활을 그린 작품입니다. 비극의 왕이 어떻게 밥 한 그릇 때문에 사람으로 돌아오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보다 훨씬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밥상이 바꾼 것들 — 단종과 광천골의 거리 권력을 잃은 왕이 가장 먼저 잃는 것은 뭘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그게 '신하'나 '영토' 같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아니 직접 극장에서 지켜보고 나서야 그..
영화 리뷰
2026. 8. 12.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