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덕 감독은 자기 영화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미지가 먼저 기억되는 영화이다. 우리 영화의 매력은 강력한 포착의 장면들과 음악이 만들어 내는 90분의 리듬이다." 2026년 1월 14일 개봉한 「보이」는 그 말대로 이야기보다 화면과 소리를 앞세운 작품입니다. 인구 절벽으로 무너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음악은 B.I가 맡았습니다. '네온 느와르'라는 낯선 장르 표기가 붙은 이 영화가 무엇을 시도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보이」는 어떤 영화이고 '텍사스 온천'은 어떤 곳인가배경은 가상의 도시 포구시입니다. 인구 절벽으로 정부의 기능이 무너진 근미래이고, 그 안에 '텍사스 온천'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곳을 지배하는 인물이 모자장수인데, 단순한 조직 두목이 아니라 자체 신분증과 화폐를 발행하는 수..
아이가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는데, 아이의 혈당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기가 국내에는 아직 허가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직접 해외에서 들여옵니다. 그리고 불법 수입업자로 조사를 받게 됩니다. 2026년 1월 21일 개봉한 「슈가」는 실제로 있었던 이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연출을 맡은 최신춘 감독 본인도 초등학교 6학년 때 1형 당뇨 진단을 받은 당사자입니다. 무엇이 실제였고 영화가 무엇을 담으려 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슈가」는 어떤 영화인가주인공 미라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입니다. 아들 동명이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서 삶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혈당을 확인해야 하고, 밤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그때 미라가 알게 된 것이 연속혈당측정기입니다...
등장인물은 세 명, 공간은 사실상 한 곳, 러닝타임은 87분. 2026년 1월 28일 개봉한 「시스터」는 요즘 한국 상업영화에서 보기 드문 형태의 납치 스릴러입니다. 영국 영화 「앨리스 크리드의 실종」(2009)을 원작으로 하고, 정지소·이수혁·차주영 세 배우가 밀실에서 87분을 끌고 갑니다. 극장에서는 7만 명에 그쳤지만 넷플릭스 공개 하루 만에 국내 영화 1위에 올랐습니다. 이 영화가 어떤 구조를 택했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시스터」는 어떤 영화인가「시스터」는 납치 스릴러입니다. 동생의 수술비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사람들이 부잣집 딸을 납치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두 명의 납치범과 한 명의 인질, 세 사람이 철거를 앞둔 빈집에 갇힌 채 시간이 흐릅니다. 단순한 납치극이 아..
942만 명을 모은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이 6년 만에 신작을 내놨고, 그 작품의 주연도 「엑시트」에 함께했던 임윤아였습니다. 2025년 8월 13일 개봉한 「악마가 이사왔다」는 그렇게 시작 조건이 좋은 영화였습니다.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종 관객은 43만 명대에서 멈췄습니다. 손익분기점은 170만 명이었습니다. 무엇이 어긋났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어떤 영화인가한 줄로 요약하면 저주에 걸린 여자와 그를 좋아하게 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제빵사 선지는 새벽이 되면 악마에 씐 모습으로 변합니다. 아랫집에 사는 백수 청년 길구는 선지에게 반했다가 그 비밀을 알게 되고, 결국 '보호자 아르바이트'라는 이상한 자리를 맡게 됩니다. 장르 표기가 여러 개..
「기생충」에서 엄마와 아들이었던 두 배우가 다시 엄마와 아들로 만났습니다. 2026년 2월 11일 개봉한 「넘버원」은 최우식과 장혜진이 모자로 나오는 가족 드라마이고, 엄마가 차려 준 밥을 먹을 때마다 눈앞에 숫자가 보인다는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그 숫자가 0이 되면 엄마가 세상을 떠난다는 뜻입니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가 무엇을 바꾸었고 왜 28만 명에서 멈췄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넘버원」은 어떤 영화이고 숫자는 무엇을 뜻하나주류회사에 다니는 하민은 어느 날부터 눈앞에 숫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숫자는 엄마 은실이 차려 준 집밥을 먹을 때마다 하나씩 줄어듭니다. 그리고 하민은 알게 됩니다. 그 숫자가 0이 되는 날이 엄마가 세상을 떠나는 날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하민이 택하는 행동이..
20년 만에 나온 속편이 전편보다 좋은 점수를 받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2026년 4월 29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그 드문 경우입니다. 2006년 1편의 개봉 당시 관객 평가는 시네마스코어 B였는데, 이번 속편은 A−로 출발했습니다.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와 스탠리 투치가 모두 돌아왔고 감독과 각본가까지 그대로입니다. 20년 사이 무엇이 달라졌고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어떤 이야기인가이번 이야기의 무대는 여전히 패션 매거진 「런웨이」지만, 잡지가 놓인 자리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종이 매체의 영향력이 무너진 시대에 「런웨이」는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고, 편집장 미란다도 예전 같은 ..